2019. 7. 27. 18:01ㆍ담다_부부이야기
우리의 신혼, 같이 지내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았고 꿈만 같았다.
출근하는 아침에는 잠시의 헤어짐도 아쉬워
한참 동안 집 문 앞에서 서로를 놓아주지 않았고,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누구보다 빨리 퇴근하기 위해 자리를 마무리했다.
빨리 집에 가서 같이 뭘 해먹을지,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함께 놀지 고민하면서
소꿉놀이하듯 하루하루를 설레며 보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각자의 삶에 다시 집중하게 되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회사일이 바빠졌고,
어느 순간부터 각자의 삶에 치여
지친 마음과 몸을 간신히 이끌고 집에 들어와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쓰러져 잠들기 바쁜
순간들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대화가 줄어들었고,
어쩌다 나누는 대화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각자의 회사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그나마 다가오는 가족행사가
서로의 공통 관심사가 되어 이야기하는 정도였다.
서로 공감대를 만들어보고자
같은 취미를 가져볼까 하여
이것저것 시도해보았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평일은 간간히 생기는 야근에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주말은 가족행사나 모임이 주를 이루다 보니
정작 둘만의 시간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가질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우린 부부가 되었지만 삶은
여전히 ‘각자’의 삶 속에 살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세계여행 19일 차
서로에게 묻는 질문이 많아지고 있다
“잘 잤어?”
“배고파?”
“목말라?”
“어디 아픈데 없어?”
“오늘은 뭐하고 싶어?”
“오늘은 어땠어?”
.
.
"행복해?"
우리는 어느새 ‘서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둘 중 한 명의 기분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여행은 중단되어야 했다.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 둘이 가장 중요해졌다.
서로가 되어가던 어느 날 짝꿍이 물었다
“만약 다시 혼자가 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살 것 같아?”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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