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다부부 이야기_여섯번째] 글쓰기가 이렇게 어려운거였나요...ㅠ

2020. 8. 24. 19:57담다_부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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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5개월째 세계여행을 하면서 짝꿍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각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많은,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오래전부터 얽혀있는 생각들을 정리된 글로 표현해보고 싶었지만, 여행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그나마 짝꿍이 간간이 남긴 '담다 부부이야기'가 그것이다.

그래서 여행기는 시간을 두고 올리더라도 여행하면서 우리가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나눈 이야기들과 시시콜콜한 고민거리들을 우선적으로 천천히 풀어보려고 한다.

그게 우리가 여행을 하는 목적이기도 하니까말이다.

 

 

| 첫번째 생각 : 글쓰기

그 첫번째는 여행 초반, 심지어 지금도 가장 애를 먹고있는 '글쓰기'!!!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바람에 여행을 시작한뒤로 가장 처음 쉽지 않다고 느꼈던 부분이다.

한 달살기처럼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살아보는 것'이라면 몰라도,(물론 살아보는것도 여행의 일부지만)

여기저기 하루가 멀다하고 이동하고 여행지를 돌아보는 동시에 매번 빼놓지않고 기록을 남기는건 인내와 끈기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걸 깨달았다.

그런데 거기에 유튜브까지 하시는 여행자분들을 보면 정말... 능력자라는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엄지척!)

한 번은 블로그와 인스타가 너무 밀려,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에서 1주일 정도 머물면서 글과 사진을 정리한 적이 있는데, 그땐 마치 수능 출제자분들마냥 호텔에 박혀서 오로지 정리에만 집중했다. 그래도 시간이 모자랐던 것 같다.

정리를 하면서도 우리가 여행을 하는건지, SNS를 하려고 여행하는건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말그대로 주객전도..

우리의 사무실이 되어주었던  The Grandview 호텔

그래서 고민해보았다.

여행하면서 글쓰기가 힘든걸까.

글쓰는것 자체가 힘든걸까.

 

 

 

​| 글쓰기가 이렇게 어려웠나ㅠ

세계여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부수입을 얻는다면 여행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고보니 글이란걸 써본지는 참 오래된 것 같다.

일기, 입시논술, 자소서 등등 대부분 취업하기 이전에 썼으니까 거의 5~6년은 글을 쓰지 않았다. 여기서 능동적으로 쓴것만 친다면, 글을 쓴지 거의 20년 가까이 되지 않았을까;

처음 블로그를 쓰기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던 날이 생각난다. 글쓰기 창을 켰지만 그뒤로 한참을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류의 글을 잘 써보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아직 소재가 많지 않아서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우리 부부만 보기위해 쓰는게 아니라, 불특정다수가 방문해서 보고 공감하는 방향으로 쓰려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서였다.

어쨌든 써보자는 생각에 목차를 먼저 써보기도하고, 제목을 먼저 써보기도하고, 내용을 먼저 써보기도 했다.

왠지 모르게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글 잘 쓰는 법'과 같은 글선배들의 노하우가 묻어나는 글들을 참고해볼 순 있었지만, 온전히 내 스타일대로 써보고 싶었다.  설령 그게 기존 방식과 같을지라도.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은 팩트위주의 세계여행 준비물 관련 정보성 글들을 먼저 쓰기 시작했다.

한결 낳았다.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검색한 정보들을 요약정리해서 올리면 끝이었다.

물론 시간은 적잖이 걸렸지만, 한 두 번 글을 써보니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좀 더 와닿았다.


- 일단 리얼함과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사진(이미지)이 필요했고,

- 나는 잘 알고 있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생략된 정보들을 곱씹어봐야했다.

- 그리고 무엇보다 PC와 모바일에서 보여지는게 달랐기 때문에 글을 짧게짧게 끊어서 쓸지, 길게 이어서 쓸지도 고민해야했다.

- 마지막으로 글을 잘 대표할 수 있는 제목까지.


초기엔 한 편을 쓰는데는 쉬는시간 포함해서 거의 4시간 넘게 걸렸다.

내 머리에서 나와 내 손으로 쓰는 글이니 잘 써야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고, 내가 정보를 검색할 때 느꼈던 불편함들을 어떻게든 보완해서 독자들이 읽기쉽고, 받아들이기 쉬운 글을 써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보성 글을 쓰는데 사진만 준비를 해놓는다면 1시간 반정도면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계속 쓰다보니 내가 잘 쓰고 있는건지 의문이 들때가 있다.

왜냐하면 피드백을 받기 어려우니까...ㅠ

최근 블로그를 뜸하게 쓰고있는 이유도 내 글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여행기를 반강제적으로 쓰다보니 갈수록 흥미가 떨어져서이다. 그래서 내가 그동안 써보고싶었던 류의 글들을 써보면서 여행기를 개편(?)해볼 생각이다.

 

| 우리답게, 우리스럽게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작부터 순서가 뒤바뀌었던 것 같다.

우리를 알리면서 수익을 낼 목적으로 SNS를 시작하긴 했지만, 그것보다 우리 부부만이 가진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우리 스타일대로 표현하고자 했다면 좀 더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이전엔 여행기를 의무적으로 썼다면, 지금은 이 글을 쓰는 순간이 설레고 나 자신에게 빠져드는 느낌을 받는다.

여행을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도 알지못했던 우리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게 된다는것이다.

글 쓰는걸 누구보다 귀찮아하던 내가 스스로 글을 쓰고 있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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